노오경 : 배러라이프를 위한 가변 도서관 Living Library for Better Life


글: 영돈
청년예술청 화이트룸
2022. 3. 15. – 3. 20.


세계에 하치장이 있다. 하치장에서 하릴없이 살아가는 생명체들도 있다. 그리고 이곳에는 그들의 표류기를 모아둔 테이블이 있다. 모든 것이 모든 것을 대체하는 21세기, 그럼에도 금융자본주의와 이미지 스펙타클은 결코 대체될 수 없는 것으로 남아 오히려 기하급수적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노오경은 여기서 비롯된 필연적 파생물, 더 나은 삶, 배러라이프(better life) 신화에 주목한다. 각자가 어떤 질의 세계에 기거하든, 소유하고 있는 자본과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자리에서 더 나은 삶을 갈구하지만, 그럼에도 배러라이프의 극점은 끝끝내 손에 쥐어지지 않고 아스라이 멀어지기만 한다.

노오경은 지난 첫 개인전 <배러라이프를 위하여(For Better Life)>에서 신화가 작용하는 방식을 벗겨내었고, <배러라이프 라운드테이블>에서 개개인의 삶을 수집했다면, 이번 <배러라이프를 위한 가변 도서관>에서는 신화와 개인이 기막히게 공존하고 있는 이 세계에서 막 건져낸 재료들을 토막내 내어놓는다. 테이블 위에 두서없이 펼쳐진 이야기들은 이 파편화된 현대사회에서 노오경이 5개월간 모아온 기록들의 물질적인 집합, 아카이브이다. 테이블 위, 비위계적으로 흩어진 아카이브는 세계 속 하치장과 같은 형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이 아카이브는 작가에 의해 가공되고 재현됨으로써 파편의 낱장이 아닌 관람자가 새롭게 구축 가능한 물질이 된다. 이로써, 포스트모더니즘이 상징적 질서를 무너뜨리는 데 실패한 ‘해체’의 전략을 답습하는 게 아닌, 여기엔 그 반대항인 ‘구축’이 이루어질 장소가 마련된다. 그렇게 새로운 서사를 쌓아가며 발생하는 생각의 연쇄를 통해 전에 없던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의 지평이 열린다.

관람자는 이 선별된 혼돈에 초대되어 공적이지만 지극히 사적이기도 한 구축 행위를 안내받는다. 전시장 내부 가벽으로 가려진 소공간은 무질서의 장소이자 새로운 탄생의 장소가 된다. 관람자가 비연결을 연결하여 새롭게 엮어낸 서사는 가벽 위 선반에 진열되고, LED와 정부 화일에 휘감겨 유리창 너머 기이한 위용을 발산한다. 픽토그램화(化)된 전문가의 분석, 중세 성경을 차용하여 신화화된 인터뷰, 대본화된 속기록이 인쇄된 벽지는 소공간을 봉쇄하여 안과 밖의 명확한 경계를 형성하고, 분리된 공간은 각각 다른 이중성을 띄게 된다. 혼란 속에서 탄생이 이루어지고, 대안적 서사가 주류문화의 위용을 뽐내는 이중성 속에서, 우리는 극단적으로 파편화되어 있으면서도 그만큼 공고히 자리하고 있는 이 헤게모니를 반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노오경의 수집 행위는 세계를 살아내는 당사자로서 체득한 경험들과 그로부터 비롯된 우리네 삶, 특히 청년의 삶에의 애착에서 추동된다. 이는 어쩌면 부조리한 세계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작은 끈에서 비롯된 것,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사랑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된 역설적인 연구일지도 모른다. 결국, 헤게모니의 아카이브에서 가져온 것들이 대안적 서사의 대항-헤게모니적 표시로 회수되는,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거대한 상징 질서를 들추어내는 단서가 되었고, 공교롭게도 이는 이름 그대로 ‘청년예술청’에서 출발한다.






OHKYOUNG NOH (OKYUNG NO),  A Living Library for a Better Life



YoungDon
White Room at Seoul Artists’ Platform New & Young
2022. 3. 15. – 3. 20.



Ohkyoung Noh (Okyung No) revealed how mythology works in her first solo-exhibition, For A Better Life, and collected individual lives in the Better-Life Round Table. In this exhibition, A Living Library for a Better Life, ingredients simply taken from this world - where mythology and individuals perfectly coexist - were cut into pieces for their introduction. The range of random stories open on the table are the gathered material, called an archive, that she collected for 5 months. These archives give the appearance of a dumping ground of the world. However, these archives turn into material that can be reconstructed by viewers as they are processed and represented by the artist. It offers a place where cultivation starts as opposed to how the strategy of dissolution, in which Postmodernism failed its symbolic orders, is followed. In this respect, the circle of thoughts built by this new narration opens up a new land of possibility that did not exist previously.


Viewers are invited to this selection of chaos to be introduced to the constructive act that is both public and, at the same time, very much likes to be personal. The small space hidden by free-standing walls inside the exhibition space is a place of disorder as well as a place of new birth. The narration that viewers newly build by connecting the unconnected is displayed on shelves of free-standing walls, and reveals a curious splendor beyond a window by being wound with LED and government files. The printed wallpaper with a consumer expert's analysis, a mythicized interview borrowing the Bible of the Middle Ages, and scripted stenographic records that are translated into pictograms like presentation data all blockade the small space to form a clear boundary between inside and outside. And this separate space has a different character, which makes for a duplicity. By enjoying this exhibition viewers can reflect on the hegemony of how the new is born in chaos and how we are extremely fragmented - and at the same time, firmly exist, just as much as they are in the duplicity in which an alternative narration reveals the splendor of the mainstream culture.



The artist’s act of collecting begins from experiences attained as a person who has survived in this world, and the life with them, especially the attachments to the life of a young man. It can be seen also as a study begun from a weak string that holds a hope in this irrational world as well as an attempt to love the living world. In the end the things brought from the archives of hegemony become a clue to reveal a huge symbolic order that was recovered as a counter-hegemonic sign of alternative narratives and, coincidentally, it contained a youth’s discourse, the hegemony of the city and the art world as it is. It starts with 'Seoul Artists' Platform_New & Young, a space with a specific name.